Final Semester
2024-Ongoing
《Final Semester》 시리즈는 폐교된 대학교 캠퍼스를 기록한 사진 작업이다.
이 시리즈는 기능을 상실한 교육 시설의 풍경을 넘어, 한국 사회가 대학이라는 제도를 통해 구축해온 집단적 욕망과 그 붕괴의 과정을 공간을 통해 추적한다. 특히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높은 사립대학 비율이라는 한국적 특수성을 출발점으로 삼아, 대학이 어떻게 급격히 팽창했고 또 어떻게 한 시대를 마감하게 되었는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19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 이후, 대학 진학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사회적 지위와 안정된 미래를 획득하기 위한 주요 경로로 인식되었다. 대학 졸업장은 취업과 계층 이동의 가능성을 상징하는 수단이 되었고, 대학은 불안정한 사회 구조 속에서 비교적 확실한 안전장치처럼 기능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대학은 경쟁적으로 설립되었으며, 특히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수많은 사립대학이 단기간에 생겨났다. 캠퍼스는 지역 발전과 인구 유입, 미래 성장의 상징으로 제시되었고, 대학의 존재는 곧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보증하는 장치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현 시대에 들어 학령기 인구의 급격한 감소는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 현실이 되었고, 이는 전체 인구 감소와 맞물려 지방 소도시의 소멸 문제로 이어졌다. 한때 미래를 약속하던 대학들은 더 이상 학생을 충원하지 못한 채 재정적 한계에 직면했고, 결국 폐교라는 결말에 이르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점진적으로 기능을 잃어갔으며, 캠퍼스는 아무런 종결의 의식도 없이 갑작스럽게 멈춰 선 상태로 남겨졌다.
사진 속 캠퍼스에는 강의실과 실험실, 복도와 게시판, 표어와 가구 배치 등 대학 제도를 전제로 설계된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 공간을 작동 시키던 학생과 교직원은 사라졌고, 시간은 특정 시점에 고착된 듯 정지해 있다. 이곳은 더 이상 배움이 이루어지는 장소도,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는 향수의 공간도 아니다. 오히려 이 캠퍼스들은 대학 진학을 통해 개인의 미래가 보장될 것이라 믿었던 사회적 신화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음을 물리적으로 드러내는 장소에 가깝다.
본 작업에서 작가는 폐교된 대학을 감상적 대상이나 폐허의 이미지로 다루지 않는다. 사진은 개인의 기억이나 상실의 정서를 호출하기보다, 한 사회가 대학이라는 제도를 통해 확장해왔던 시스템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기록한다.
《Final Semester》라는 제목은 학기가 끝났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이행되지 못한 채 중단된 제도의 시간을 가리킨다. 이 캠퍼스들은 자연스럽게 소멸한 공간이 아니라, 인구 구조와 정책, 경제적 조건의 변화 속에서 기능을 상실한 채 남겨진 장소이며, 이 사진들은 그 철수 이후에 드러난 구조적 공백을 시각적으로 고정한다.










